식품건조기로 PLA 등 필라멘트 관리하기
해묵은 필라멘트
3D 프린터로 한창 이것저것 뽑을 때에는 새 필라멘트의 포장을 뜯으면 금방 사용하고는 하지만, 저같은 경우에는 안 쓸때면 정말 오랫동안 안쓰기도 합니다. 필라멘트를 락앤락 통에 실리카겔과 같이 보관하는 것을 많이들 권장하지만, 귀찮음에 3D 프린터 스풀홀더에 걸어놓고 오랫동안 방치하고는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ABS재질은 쓰지 않고, 3D 프린터 부품과 같이 온도가 40~50도 이상이 되어도 버텨야하는 것만 PETG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전부 PLA를 쓰고 있습니다. (PLA가 후가공이 어렵긴 하지만 출력물의 상당수가 나중에 재활용도 안되는 쓰레기가 될 것이라면 그나마 친환경 소재를 쓰자는 생각때문에 거의 PLA만을 씁니다.)
문제는 이 PLA 재질이 습기를 함유하게 되면 출력물 중간중간에 좁먹은 듯한 자국을 남기게 되고 실처럼 가느다란 줄을 많이 남기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출력물 상태가 너무 안좋아집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esun사의 PLA필라멘트인데, 올해 초에 포장을 뜯어서 오랫동안 방안에 방치하였습니다. 특히 올해는 역대급 장마기간이였기 때문에 습기를 많이 먹었을 것 같습니다.
아깝긴 아깝지만 처음에는 그냥 버리고 새걸 사려고 했으나..
식품건조기로 필라멘트 건조를?
한 2년 넘게 3D 프린터 관련 커뮤니티에 찾아다녀보질 않았기에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식품건조기로 필라멘트를 건조하면 된다는 글과 유튜브 영상을 접하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수년 전에 이미 외국 유튜버들이 오븐에 넣어서 건조하는 것을 보긴 했었는데, 더 간편하게 식품건조기로 옮겨간 것 뿐이더군요.
식품건조기가 요즘에는 정말 저렴하더군요. 사진으로 봤을때 필라멘트 2개 정도는 충분히 들어갈 것으로 보이고 옵션이 추가된 가격이 제가 사용하는 esun pla 필라멘트 1.5개 가격이니, 하나쯤 가지고 있어도 나쁘지 않아보입니다. 얼마나 소용이 있겠나 싶은 의구심을 들었지만, 여러 후기들과 외국 영상들을 보니 효과가 있긴 있어보입니다.
그리하여 영접한 식품건조기..
생각보다 부피가 있습니다. 창고에 쌓아둘 물건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사용을 마친 지금은 다시 상자에 들어가 제 책상 발밑에 깔려있습니다.
다들 너무 간단하게 말하더라..
식품건조기라 건조시킬 음식을 놓을 트레이가 있습니다. 바닥이 아래 사진 왼쪽과 같이 망처럼 되어있습니다.
트레이 높이가 필라멘트 스풀 두께보다 낮으니 트레이 중 몇개는 위의 사진 우측 것처럼 바닥을 잘라내어야 합니다. 저도 간단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냥 잘라내면 됩니다. 근데, 은근히 힘듭니다. 생각보다 플라스틱이 딱딱하고 주변까지 다 깨어지고 파편이 날아다니고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그냥 잘라내면 되는데, 생각보다 힘들다? 입니다.
드디어 다 잘라내고 필라멘트를 올렸습니다. 제 경우 트레이가 6개인데 필라멘트 1개만 넣을 생각으로 트레이 2개만 바닥을 잘라냈습니다.
온도가 왜이래?
앞서 트레이 바닥을 2개만 정리한 이유는 온도에 대한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글을 조회하다보면 드물게 온도에 대해 조심하라는 글이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식품건조기의 경우 뜨거운 바람이 바닥에서 나와서 위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바닥 부근에서는 온도는 설정값보다 15도 이상 높아지기도 하는 것을 테스트로 확인했습니다.
필라멘트를 2개를 넣게 되면 1개는 거의 바닥에 위치하게 되고 다른 1개는 바람이 나가는 상단에 위치하는데, 온도차이가 너무 큽니다. 아랫 것은 거의 말랑말랑해지고 필라멘트가 뒤틀릴 것을 걱정해야 하고, 위에 있는 것은 거의 건조가 안될 수준이니, 그럴바에야 1개만이라도 제대로 건조하자는 생각에 필라멘트 위아래로 빈 트레이 2개씩 위치하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니 필라멘트 위치에서 그나마 온도가 유사하게 됩니다.
얼마나 습기가 빠질지 모르겠지만 일단 돌려보는 중. (요즘 저 필라멘트 쓰고 있는데 깔끔하게 잘 나옵니다.)
몇도에 얼마나 해야하는가?
그래도 블로그에 정보는 남겨야하니 printdry 참조의 필라멘트 물질별 건조 온도 및 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질 | 온도 | 시간 |
PLA | 50°C (122°F) | > 3h |
ABS | 65°C (149°F) | > 3h |
PETG/CPE | 65°C (149°F) | > 3h |
Nylon | 70°C (158°F) | > 12h |
Desiccant | 65°C (149°F) | > 3h |
PVA | 45°C (113°F) | > 10h |
TPU/TPE | 55°C (131°F) | > 4h |
ASA | 60°C (140°F) | > 4h |
PP | 55°C (131°F) | > 6h |
HIPS | 60°C (140°F) | > 4h |
PC | 70°C (158°F) | > 6h |
PEEK | 70°C (158°F) | > 6h |
리뷰하는 사람들별로 온도와 시간이 조금씩 차이가 나긴하지만 그래도 유사한 범위 내에 있어보이긴 합니다. 저의 경우 PLA필라멘트를 45도 설정에 9시간 정도 건조했었습니다.
오래되고 습기먹은 필라멘트가 있다면 그냥 버리는 것보다는 필라멘트 1~2개 값으로 식품건조기 하나 사서 속는셈치고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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