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대다수 3D 프린터들의 경우 스테핑 모터 드라이버를 A4988을 이용한다. 경우에 따라 DRV8825를 쓰기도 하지만 DRV8825에 대한 좋은 평을 거의 본적이 없다. A4988이 매우 저렴하고 3D 프린터를 구동하기에 충분한 녀석이기 때문에 널리 이용되긴 하지만, 3D 프린터를 방에서 사용하다보면 스테핑 모터의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특유의 멜로디 비슷한 소음과 진동 때문에 아파트의 경우 아랫 집에서 소음이 난다며 항의가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이러한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스테핑 모터 드라이버를 TMC2100으로 바꾸는 것이다. 비단 TMC2100뿐만 아니라 최근 출시된 Original Prusa i3 MK3 에 들어가는 TMC2130도 있긴 하지만 TMC2100을 더 널리 쓰는 편이다.
탐색
TMC2100을 적용하려고 이런저런 글과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면 죄다 설명들이 제각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해외 유저들이 진품?이라고 이야기하는 TMC2100 드라이버는 Watterott 사의 제품이지만, Bigtech사나 FYS사 등 많은 중국 클론 제품들이 존재하기 때문인 듯 하다. 이들 중국 클론 제품들은 Watterott사와 회로의 배치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뿐더러, 제품 버전에 따라 달라 어떤 회사이고 버전이냐에 따라 어떻게 설치해야하는지 설명이 달라질 것이다. (누구는 핀을 뽑아야한다고 하고, 그러지 않아도 잘된다는 사람도 있고 어쩌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일치하는 설명은 RAMPS 1.4 보드를 사용할 경우 보드의 점퍼 3개를 모두 떼어내고 써야한다는 것, CFG1과 GND를 이어줘야 스프레드 사이클 모드이고 이들을 연결하지 않았을 경우 스텔스 모드라는 것이다.
비싼 Watterott사의 제품을 사볼까 싶어서 찾아봤더니, Watterott 사의 제품의 경우, 자주 보이는 이야기가 12 V 전원을 쓰고 스프레드 모드로 했을 경우 듣기 싫은 소음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해결책으로 24 V 전원을 쓰라는데 내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것 같기도 하고, 대체 전원이 바뀌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적용
내 경우에는 Bigtech사에서 만든 TMC2100 v1.0과 FYS사에서 만든 TMC2100 v1.3, 이 두가지를 사용해보았다.
내가 이들 드라이버를 적용한 부분은 단지 XY 두개 축이다. Z축은 출력 직전에 home position으로 갈 때를 제외하고는 0.1~0.25 mm 씩 움직이고 익스트루더의 경우도 정신없이 움직이는 파트가 아니다 보니 Z축과 익스트루더의 경우 소음에 크게 영향을 주는 곳이 아니다. XY축 두개만 바꿔도 신세계가 펼쳐진다.
Bigtech
Bigtech사의 TMC2100 v1.0의 경우 가속을 400 수준으로 낮춰주지 않으면 2~3시간 출력 이후 탈조가 일어난다. 60 mm/s 속도에 400~500 가속으로 해야만 쓸만한데, V_ref 값을 1.1 V까지 올렸더니 모터의 발열이 상당해진다.
스프레드 사이클 모드로 바꿔보고 싶었는데, 대체 어디를 어떻게 점프시켜야하는 것인지 사람들마다 설명이 조금씩 다르다. Watterott사의 제품처럼 점퍼선을 이용해서 CFG1과 GND를 연결해봐야 소용없고, 많은 외국 유저들은 보드에 CFG3로 표기된 부분의 2개의 위치를 납땜으로 연결해야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링크) 그런데 인터넷에 나온 사진을 보면 Bigtech사의 것과 저항이 위치가 조금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다. 즉, 확신이 안선다.
FYS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중, 이베이에 주문했던 FYS사의 TMC2100 v1.3이 도착했다. 이베이나 알리를 보면 대부분 1.2버전인데 1.3이나 1.4가 종종 있다. 이 녀석은 V_ref가 처음에 1.2 V로 되어있다. 이것도 스텔스 모드일 때 너무 조용해서 좋긴 하지만 여전히 탈조 걱정에서 자유롭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카페의 글을 우연찮게 보게 되고 FYS사의 TMC2100 v1.3의 설명 그림을 보니 CFG1과 GND 연결이 아주 간단하게 되어있다.
FYS사 TMC2100 V1.3를 보게 되면 위의 사진 노란색 영역의 좌측 두개가 GND와 CFG1이다. 작은 영역이지만 인두 팁에 납을 조금 묻혀서 한번 ‘톡’ 건드려 주는 것만으로 연결이 된다. (다른 말로는 연결하고나면 끊기 귀찮아진다.) 두 지점을 연결하고 V_ref는 1.2 V, 가속은 2000으로 설정해서 사용하는데, 지금까지 탈조는 겪어보진 않았다. (인쇄 속도는 일반적으로 60~90 mm/s로 하고 있다.) 발열도 의외인 것이 모터는 조금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정도이고, 드라이버의 경우 방열판 위로 쿨링팬이 하나 있어서 그런가 뜨겁지가 않다. 스텔스 모드보다 뭔가 독특한 소음이 더 나타나는 듯 하다.
마무리
TMC2100으로 바꾸면 엄청나게 소음이 줄어들긴 하지만 쿨링팬 소리는 여전하다. 프린터에서 1.5 m 떨어진 위치해서 소음을 측정해보면 A4988일 경우 평균적으로 50 dB이지만 노즐이 움직이는 거리 및 방향에 따라 가끔 ~ 55 dB 정도까지 올라간다. TMC2100으로 바꾸면 평균적으로 47 dB 정도인데 이 소음의 대부분은 노즐 목 위의 쿨링팬의 소리이고 가끔 파워의 팬이 돌아가면 50 dB까지 올라간다. 쿨링팬 소리때문에 소음이 많이 안줄었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그래도 평균적인 소음이 1/2배 된 것이다. 쿨링팬을 좀 더 좋은걸 달게 되면 더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챔버를 씌워버린다면 A4988이든 TMC2100이든 상당히 조용할 듯 하다.
참고로 50 dB정도이면 조용한 거리의 소음 수준이고 47 dB은 조용한 집안의 소음이다. 즉, 50 dB 정도도 생각보다 조용하고 1.5 m 떨어진 거리에서의 일상 대화의 사람 말소리보다도 작은 값이다.
여담으로 A4988을 사용하는데 진동과 소음 너무 심하다면, 베어링 교체 또는 베어링에 그리스 주입, 그리고 A4988의 V_ref 조절을 해보면 상당히 개선되기도 한다. A4988도 이미 충분히 괜찮은 녀석이고 탈조 걱정없는 신뢰가 되는 녀석이다. A4988이 아니라 정말 TMC2100을 쓰고 싶고, 혹시나 중국의 TMC2100 클론 제품을 샀는데 FYS사의 V1.3버전이 왔다면 나처럼 위의 GND와 CFG1 사이를 인두로 한번 눌러주고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TMC2100을 너무 기대하지는 말자. TMC2100으로 바꿨다가 출력 품질이 미묘하게 나빠졌다고 하는 평도 가끔 보이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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