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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셀레스트론(Celestron)사의 AS-GT를 영입했습니다. 딱히 천체 사진에는 크게 관심도 없고, 수동 경위대가 편해서 적도의 영입에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중고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게 나와서 영입했습니다.

사진은 인터넷 펌(skiesunlimited.com). 제가 가진 물건을 사진으로 남겨놨을법도 한데, 구매하자마자 분해해버려서 온전한 모습의 사진이 없습니다.

 

AS-GT는 여러 가지 이름이 있습니다. 그냥 CG5로 불리기도 하고, Advanced GT로 불리기도 하고, Advanced Series를 줄여 AS-CG5 또는 AS-GT 등 사람마다 다르게 부르더군요. 가장 많이 부르는 이름은 CG5(수동), Advanced GT(자동)인듯 합니다. 이제는 맥스비전 외에는 판매조차 하지 않는 EQ5와 동일한 녀석입니다. 이전에 스카이와쳐에서 판매하던 EQ5나 셀레스트론의 CG5나 전부 일본 빅센의 GP의 Copy입니다. 일부 아주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비슷하고, GOTO관련 부속만 좀 다를 뿐이죠. AS-GT는 이미 오래 전 단종되어 후속 모델로 AVX가 있습니다.

지금 있는 경위대에 OnStep만 손쉽게 탈부착이 가능하게 해서 가방 하나로 손쉽게 다닐 세팅을 준비하면서도, 가끔은 단종된 GPD급 가대가 저렴하게 나오면 하나 갖고 있자는 생각은 가끔 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안찍으면서도 그냥 언젠가 다시 적도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이었죠. GPD 중고면 저렴해서 가격부담도 없으니까요.

그러다 얼마 전 우연찮게 적위축이 고장나 작동하지 않는다는 AS-GT 매물이 저렴하게 올라온 것을 봤습니다. 적도의라는 게 기계적인 부분이 쉽게 고장날 일이 없습니다. 만약 기계적인 문제라면 중국에서 생산될 때 발라진 시커먼 구리스가 마르면서 발생되는 이상 정도일텐데, 이건 분해하고 청소하고 재조립하는게 귀찮을 뿐이지 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전화로 확인해보니 컨트롤러로 작동했을 때 적위축 모터가 돌지 않는답니다. 전자부분의 문제면 최악의 경우 그냥 다 들어내고 NEMA17모터와 OnStep으로 바꿔달아버릴 생각으로 충동 구매했습니다. (판매자 분이 대학 선배님이셨...)

바로 물건을 받고, 이것저것 해봅니다. 테스터기를 이곳저곳 찍어보니 흔히 발생한다는 접촉 불량은 아니었습니다. 적경축과 적위축 모터를 바꿔서 테스트해보니 2개 모터 다 정상이었습니다. 다만 모터 컨트롤 기판에서 신호가 안나가는 것인지, 컨트롤러에서 신호가 안나가는 것인지 확인이 불가했습니다.

셀레스트론 컨트롤러를 잘못 다루면 본다는 에러. 펌웨어 어딘가가 날아간거라 다시 업로드해줘야 합니다.

몇 가지 더 시도를 해보려다 아마 제가 전원이 켜져있는 상태에서 컨트롤러를 뽑았나 봅니다. "BOOT LOADER Invalid Pkg: 0080"이 뜨곤 컨트롤러가 먹통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컨트롤러까지 다시 살려야 합니다. 오래된 컨트롤러라 그런지, RJ9 단자를 통해 펌웨어를 다시 올려야 됩니다.

어차피 사용하지 않을 컨트롤러와 모터라 그냥 다 떼어내버렸습니다. 그래도 컨트롤러는 살려놓자는 생각에 RJ9 케이블을 찾는데, 여분이 없습니다. 전화 수화기 선을 하나 잘라 쓰기에는 아깝습니다. 때마침 컨트롤러 기판을 열어보니 블루투스 개조를 해논 컨트롤러이었습니다. 블루투스 모듈은 RJ9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과감하게 개조해놓은 것을 다 떼어내버리고, 블루투스 모듈에 붙어있던 RJ9 선을 이용해서 컨트롤러의 펌웨어를 다시 올렸습니다.

다 떼어버린 부품은 어찌할지 고민입니다. 모터 컨트롤 기판의 문제라면 기판 값만 대략 120~160달러인 듯 한데, 오래전에 단종된 녀석이라 부품을 구할 수 있을까 싶고, 과연 고쳐서 쓸 가치가 있을까 싶습니다. 외국 유저들 글을 보면 별 희안한 고장이 많던데, 고장날때마다 단종된 가대의 부품을 구해서 고칠 수 없으니, 그냥 GOTO 경위대 개조를 위해 만들었던 OnStep을 AS-GT에 이식하는 것으로 마음 먹었습니다. 일단 GT가대 웜기어에 물릴 GT2 풀리를 알리익스프레스에 주문했습니다. 밸트는 모터 조립 후 웜기어와 거리를 재어보고 주문했습니다. 배송까지 시일이 한참 걸리긴 하지만, 시간은 많습니다.

 

모터를 어떻게 GT가대에 거치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으나, 이미 만들어진 3D 프린팅 모델을 사용하였습니다. 다음 모델이 그나마 가장 깔끔하고 괜찮아 보였습니다.

EQ5 Goto Nema17 Motor Bracket Set by curly_cz - Thingiverse

 

EQ5 Goto Nema17 Motor Bracket Set by curly_cz

Set of parts for RA and DEC axis. Update 21.1.2021 V2 added full enclosed belt drive works with 48t+15t (tested) shall work with 48t+16t as well V2 needs supports on the side with pulleys and belts Highlights: easy to print fully neclosed design robust and

www.thingiverse.com

OnStep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가 위 모델 기반으로 개조한 가대를 사진으로 올려놨는데 정말 깔끔했습니다.

main@onstep.groups.io | ONSTEP EQ5 GOTO

 

main@onstep.groups.io | ONSTEP EQ5 GOTO

I am not sure Epoxy would work. The reason is that on my HEQ5-PRO, the power board had come loose because of a missing screw and when i used Epoxy to glue it back on, it wouldn't stick to the plastic casing fo the power board, which I felt was quite weird.

onstep.groups.io

 

남들이 만들어놓은 3D 프린팅 모델을 이용할 때, 은근히 귀찮은 것이 볼트와 너트입니다. 다양한 사이즈의 볼트, 너트가 소량씩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뭣 하나 만드려고 보면 볼트, 너트를 소량이 안되니 대량으로, 그것도 배송비가 더 나가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다행히 거의 대부분의 볼트, 너트를 갖고 있었습니다. M4 25 mm 볼트 2개만 부족했었는데, 그냥 3D 프린팅 모델을 수정하여 가지고 있던 M5 25 mm로 대체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우선 PLA로 출력하여 테스트를 해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본래 모델이 어느 제조사의 EQ5에 기반했는지 모르겠으나, CG5와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게다가 DEC축 NEMA17 모터를 40 mm 길이로 설계했는지, 48 mm 길이의 모터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RA축은 문제없는데, 왜 DEC만 짧게 설계했는지 조금은 의문이네요. 몇몇 사람들이 모터를 넣기 위해서 일부를 깎아내거나, 다른 모델을 써야한다고 하는 글을 올린 것을 보았었는데 딱 제가 그 케이스에 해당되었습니다. 저는 STL 파일을 수정하여 48 mm 길이의 모터도 들어가게 했습니다. 대충 해결되었나 싶었는데, 웜기어와 모터 축(shaft)의 길이도 원모델과 다른가 봅니다. 모델 곳곳을 수정해야 합니다. 뭐 그래도 처음부터 제가 모델링 하는 것보단 나은 듯하여 수정합니다.

NEMA17 모터 거치를 위한 테스트 출력물들
남들이 만든 3D 모델이 꼭 내게 적합하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칼로 잘라내가며 테스트.

 

주황색 PLA로 출력해서 안맞는 부분은 불로 달군 칼로 잘라내며 조립해보고 기존 모델들을 수정했습니다. 대강 PLA 출력물로 조립이 가능한 것을 보았으니 수정된 모델은 PETG로 출력했습니다. 여름날 차량에 망원경을 보관하게 되면 PLA는 형태를 잃게 되니, 고온에 좀더 나은 PETG로 했습니다. 요즘 ASA재질로 출력을 하시는 분들도 많은 듯 한데 개인적으로 모험을 하고 싶지 않고, 집에서는 ABS 재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강 조립된 형태

 

스테핑모터는 한바퀴에 400 스텝인 0.9도/스텝의 NEMA17 모터를 새로 구매하였고, 웜기어 측에는 내경 6 mm, 48 teeth의 GT2 풀리를 연결했습니다. 모터 측에는 내경 5 mm, 16 teeth 풀리를 연결하여 3:1의 기어비로 하였습니다. 웜기어의 기어비는 144이고, 모터드라이버는 1/32 스텝으로 설정했으니, 적도의 1도 회전을 위해 15,360 스텝이 필요합니다. 아무튼 GT2 풀리와 밸트가 위치하는 커버 빼곤 출력이 다 끝나서 우선 조립해서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스테핑 모터와 웜기어는 GT2 풀리와 밸트로 연결

 

컨트롤러 연결하여 얼라인, 고투 테스트

 

백래쉬를 측정하고 보정 세팅해야하지만, 북극성도 안보이는 동향 창문 넘어로 별 2개 정도 얼라인을 해보고 다른 대상으로 GOTO를 시켜봤습니다. 대략적으로 가야할 곳으로 가긴합니다. 얼마나 정밀한지는 더 테스트를 해봐야하지만, 날씨가 따라주지 않습니다.

본래 GT가대의 모터는 DC모터에 엔코더가 달려있었고, 이번에 스테핑 모터와 OnStep 보드로 전부 교체한 것인데, 제가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정밀도에서 큰 차이는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사진도 안찍고 안시만 할텐데 ATZ 경위대가 편해서 과연 GT가대를 쓰긴할까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EQ5급 적도의만 되어도 5kg 이내의 경통이면 진동이 확실히 줄어들어서, GT가대를 써야하나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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